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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몬스터헌터 월드

디자인은 좋으나 그래픽이 좋지는 않다.


맛깔나는 식사


요리중.



마이 하우스. 하우징이라 하기엔 별로 꾸밀게 없다.


낚시하다 보니 참치가..



기지에 짱박혀서 입으로 일하는 사령관님.


게임 켜자마자 망할 통신 오류가 반겨준다.


그동안 몬스터헌터 프랜차이즈는 나같은 콘솔 미보유 PC게임 유저에겐 예전부터 익히 들어 익숙하지만 직접 플레이해볼 수는 없던 그런 존재였다.

물론 10년전 PC온라인으로 발매됐던 몬스터헌터 프론티어 온라인이 있긴하지만 전통적인 몬스터헌터 시리즈와는 시작부터 달랐고 본가 작품도 아니었으며 무엇보다 거지 같은 UI때문에 오히려 몬스터헌터란 게임에 안좋은 인식만 심어줬었다.

그러다 올해초 몬스터헌터 월드가 발매되고 캡콤 게임 중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며 대박을 쳤고 정식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PC판이 무려 한글판으로 발매 되었으니.. 진작에 예약구매 해놓고 출시일만 기다렸다.

그렇게 8월10일 새벽 1시 스팀에 출시되자마자 서버 과부하로 느려터진 다운로드 속도를 견뎌내며 게임을 시작해서 이제 100시간 정도 플레이했다.


우선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부터 시작하는데 그럭저럭 얼굴은 조절이 가능한편이지만 헤어의 가짓수가 너무 적고 그마저도 대부분 구리다.

또 얼굴외에 키나 체형등의 변경은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캐릭터 음성의 경우는 쓸데없이 많다 싶을정도로 다양한데 이런 부분에선 역시 일본게임답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컷씬 연출은 그냥 평범한 수준이고 스킵이 안되는건 사람에 따라 짜증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전체적인 그래픽의 퀄리티는 못봐줄정도는 아니지만 현재 기준 AAA게임이라 보기엔 상당히 후지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그도그럴것이 나온지 10년이 다돼가는 로스트플래닛2에 쓰인 엔진이라고 하니 어느정도 개량은 했겠지만 구릴 수 밖에 없다.

기존 콘솔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팬들 입장에선 닌텐도3DS 같은 휴대용 기기로 하다 PS4로 건너온 월드의 그래픽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좋아졌다고 느꼈겠지만 몬스터헌터 월드로 처음 접한 PC유저에겐 그저그런 수준의 그래픽으로 보이는 것이다.

텍스쳐 해상도를 가장 높게 세팅해도 뭉개지고 요즘 게임에서 중요한 광원은 특히나 허접하다.

물론 콘솔 기반이라 텍스쳐 해상도가 떨어질 순 있지만 PC판이면 좀 더 옵션을 높일 여지를 줘도 좋았을텐데 단순 포팅 수준에 그친 것 같아 아쉽다.

게임 월드도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웠던 부분인데 소규모 오픈월드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전혀 오픈월드라고 부를만한 스케일이 못된다.

지역과 지역 사이가 심리스로 이어지지 않고 존 로딩을 거쳐야하는 전형적인 존 방식의 월드이고 각각의 존 역시 오픈월드라고 하기엔 턱없이 좁은 사이즈다.

어쌔신크리드 오리진이나 디비전등 유비소프트의 대표적인 오픈월드 게임들과 비교하기는 커녕 이미 몇년전에 나온 위쳐3나 하다못해 GTA5와 비교해도 민망할 정도로 작은 크기다.

이렇게 작은 땅덩어리에 그 많은 몬스터들이 부대끼며 사는것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개인적으로 이건 참 아쉬운 부분으로 진짜 광활한 오픈월드에서 탐험하듯 추적해나가며 몬스터 사냥을 하게 된다면 훨씬 더 재밌을거라 생각한다.

사운드는 몬스터들의 포효나 날갯짓소리등 효과음은 좋지만 음악은 단순 반복되어 지루하다.

그리고 이상하게 볼륨이 작아서 헤드셋을 끼지않으면 볼륨을 높여도 영 작고 답답한 소리가 난다.

또 한가지 아쉬운건 음성인데, 최신 AAA 게임이라고 하기엔 음성 더빙 분량이 매우 부족하다.

주요 컷씬에서만 풀보이스를 지원하고 나머진 그냥 텍스트에 일부 단어만 음성이 나온다.

처음엔 말을 하다말아서 사운드에 문제 생긴줄 알았다.

성우의 천국이라는 일본 게임이 이렇게 더빙에 소극적이어서야.. 물론 일본 성우들 몸값이 비싸겠지만 개발사 간판이자 대작 타이틀에 그정도 투자는 당연히 했어야 한다.

UI부분도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우선 마우스 조작에 미묘하게 딜레이가 느껴진다.

많이 불편한 정도는 아니고 계속 하다보면 익숙해지기도하지만 어쨌건 조작감이 쾌적하진 않다.

뭔가 렉걸리듯 살짝 느리게 반응하며 미세하게 미끄러지는 느낌. 이건 옵션에서 감도를 올려도 마찬가지다.

키보드쪽 기본 키설정은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지만 숏컷 같은건 PC게이머 입장에선 참 이해하기 힘든 구조로 물약 하나 먹으려면 숏컷 F1로 들어가서 또다시 숫자키1을 눌러줘야만 한다.

이게 전투중에 누르려면 굉장히 불편하고 손이 꼬여서 얻어터지기 일쑤.

그냥 물약 먹고 싶으면 단축키 숫자1에 올리고 1만 누르면 먹으면 될걸 왜 이렇게 했는지 모르겠다.

단축키 종류를 많게하려고 그랬다면 쉬프트+숫자1, 콘트롤+숫자1등 키보드로는 얼마든지 조합 할 수 있기 때문에 숏컷이라는 구조 자체가 키보드와는 맞지않고 불편하기만 한 방식인 것이다.

아이템을 사용하는것도 마찬가지여서 섬광탄을 예로 들자면 휠로 우선 섬광탄을 고른후에 E를 눌러서 우선 장착을 하고 다시 C를 눌러서 조준을 하고 마지막으로 클릭을해야 발사가 된다.

뭐가 이렇게 복잡하고 불편해?

기존 시리즈의 매니아라면 그것도 몬스터헌터의 전통이다, 월드에서 그나마 편해진거다. 라는 말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볼때 이런건 그냥 UI를 잘못 설계해서 유저에게 불편함만 주는것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PC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플랫폼에 맞는 조작방식과 UI를 제공할 노력을 하지않고 기존 콘솔 패드 조작 방식의것을 단순히 PC로 옮기는 수준에 그쳤다는것이다.

물론 예전 몬스터헌터 프론티어의 그 끔찍했던 UI에 비하면 훨씬 나아진거긴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또 수도 없이 들려야하는 가공점등 주요 NPC들은 말걸때마다 주절주절 떠들어서 열때마다 클릭을 몇번씩 해야하는데 별것 아닌것 같지만 은근히 짜쯩난다.

아이템을 옮기는것도 일반적인 드래그 방식을 지원하지 않고 콘솔 방식을 사용해 적응될때까진 영 어색하다.


멀티플레이쪽을 보자면 우선 발매 당일부터 2주가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심각한 오류로 제대로 멀티플레이를 할 수가 없다.

스팀 기준 최대 동접이 약30만 정도로 스팀에서 3~4번째로 많은 동접수이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동접수에 한번에 100명씩 플레이하는 배틀그라운드도 이정도로 서버상태가 심각하진 않았다.

멀티로 같이 사냥 좀 하려하면 접속 끊겨서 다 나가버리고, 더 웃긴건 멀티플레이로 몬스터 체력이 2배 이상 늘어난 상태에서 오류로 사람들 튕겨나가도 몬스터 체력은 늘어난 그대로다.

즉 혼자서 피통 두배된 녀석을 계속 잡던가 아님 그냥 잡던거 포기하고 방깨고 나가야함.

이게 정말 열흘 넘게 계속되다보니 상당히 스트레스다.

결국 현재 대부분이 강제 싱글플레이 중인 상태.

고작 16명짜리 로비에 4인 룸 형식 멀티플레이 게임이 이정도로 불안정한데다 2주가 다되도록 고치지도 못하고 있는걸 보면 캡콤의 기술력이 심히 의심스럽다.

게다가 PS4판에서도 발매초에 비슷한 네트워크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PC판에서 똑같이 멀티가 불안정한걸 보면 6개월 동안 고치지도 않은 듯.

캡콤이 이거 고칠 능력 안돼서 그냥 사람 빠져서 멀티 안정 될때까지 배째고 버틸까봐 걱정스럽다.

멀티플레이 로비 역할인 집회구역도 별로 마음에 안드는데 기껏 로비를 파도 코딱지만한 집회구역에서만 같은방에 있는 유저들끼리 만날 수 있다.

그냥 조사기지 전체에서 유저들이 서로 만나고 같이 활동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그럴만한 기술력이 안되는 모양이다.

결과적으로 집회구역은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갈일이 없기때문에 같은방에 모여도 필드로 퀘받아서 나가기전까진 서로 마주칠일이 없다.


저장 시스템 또한 마음에 안드는 부분인데 요즘 멀티 베이스 게임들의 추세는 자동저장이 기본이다.

그런데 몬스터헌터 월드는 메인퀘스트 진행등 아주 일부를 제외하곤 수동 저장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스팀 클라우드 저장을 지원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옵션이고 로컬 저장이 기본이다.

이건 싱글게임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인데 처음 접속시부터 온라인 모드로 시작하는 멀티기반의 게임과는 맞지 않는다.

또 저장에도 문제가 있어서 분명히 저장했는데 PC방이나 다른컴에 가보면 저장이 안돼서 몇시간 했던게 날아갔다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나도 힘들게 잡고 소재 먹었던게 한번 날아간 적이 있다. 그뒤로 불안해서 수시로 저장하면서 게임한다.


지금까지 한참을 몬스터헌터 월드의 후진점과 아쉬운점 그리고 거지같은점들에 대해 얘기했는데 그래서 결론은? 결론은... 재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가 있다..!

확실히 지금까지 10년 넘게 쌓아온 시리즈의 노하우나 캡콤이라는 회사의 짬밥은 무시할 수가 없는게 어떻게 해야 게임이 재밌고 계속하고 싶게 만드는지 잘 알고 있다.

게임성만큼은 훌륭하다는 얘기.

부디 다들 지쳐 떨어져 나가기전에 멀티플레이 오류 고쳐서 마음 편하게 게임하길 바랄뿐이다.


* 2018.08.27 추가*

지난 8월23일 드디어 통신오류 관련해 패치가 진행됐으나.. 오류가 완전히 잡힌것은 아니고 발생 빈도수가 줄었다. 공식 패치노트에 아예 그렇게 써놨다.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진 않지만 발생 횟수를 줄여준다고. 이게 무슨...

결국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엔진을 울궈먹은탓에 엔진 자체의 한계때문이거나 캡콤의 서버, 네트워크 능력이 이것밖에 안되거나 둘 중 하나란 얘기다.

물론 패치 되고나서 전처럼 심각하진 않지만 멀티문제때문에 PC판에 실망하고 신뢰가 떨어진 상태에서 개선없이 후속작이나 G가 나온다면 월드의 발매초같은 폭발적인 인기를 보장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