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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더 라스트 오브 어스(리마스터드)


* 스포일러 주의



레데리2 때문에 플스를 구입한 후 PC로 나오지 않은 플스 명작들을 하나씩 플레이 중이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과 레데리2 스토리모드를 마친 뒤 세번째로 선택한 게임은 바로 그 유명한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이하 라오어)다.

라오어는 지금까지 1억장 넘게 팔아치운 GTA5를 큰 차이로 누르고 2013년 최다 GOTY를 수상한 한마디로 흥행과 평가를 모두 잡은 검증된 명작이다.

개인적으로 GTA5를 싱글과 온라인 모두 매우 재미있게 즐겼기때문에 도대체 얼마나 잘만들었길래 그 대단한 GTA5를 크게 이겼는지 뒤늦게라도 확인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리고 결국 출시 5년만에 라오어를 플레이하고 엔딩을 보게 됐다.


나는 라오어가 중년 남성과 여자 아이가 주인공이라는 것만 알았지 다른 사전 정보는 전혀 없이 플레이했는데 이 게임이 포스트 아포칼립스 좀비물인줄도 몰랐다.

그리고 이런 소재나 설정은 여러 매체에서 이미 많이 다뤘던 것이라 참신함은 없었다.

특히 세계관 설정에 관해서는 게임내에 부연설명이 거의 없고 오로지 조엘과 엘리 두 주인공에게만 집중하는 형태인데, 이건 몰입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알 수 없는 전염성 바이러스로 좀비들이 날뛰고 세상이 개판된 것 까진 알겠는데 갑자기 20년 뒤로 세월을 건너뛰면서 아무런 설명이 없다.

그동안 정부는 어떻게 된건지 격리구역은 왜 생긴건지 이런저런 설정에 관한 궁금증이 생긴다면 이 게임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라오어는 그런건 신경끄고 단지 조엘과 엘리의 생존에만 집중하며 두 캐릭터의 감정선과 발전해 나가는 유대감에 모든것이 맞춰져 있는 게임이다.

그런만큼 게임을 진행할수록 두 캐릭터에 강하게 몰입하게되고 둘 사이의 대화 내용 하나하나가 상당히 인상 깊게 잘 짜여져있지만 게임 전체의 스토리 자체는 굉장히 빈약하고 별거 없다.

주인공이 좀비 바이러스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목적지까지 갔다가 생각이 바뀌어 그냥 다시 돌아오는게 사실상 스토리의 전부다.

그렇기때문에 단순히 라오어가 '스토리 끝내주는 게임'이라는 말만 듣고 독특한 세계관이나 디테일한 설정, 방대한 스케일등을 기대하고 플레이한다면 실망 할 수도 있다.


그래픽은 아무래도 전세대 기기용이라 최근 게임들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월드 디자인, 특히 디테일이 굉장히 뛰어나다.

별 의미없이 그냥 지나쳐가는 길목이나 건물들까지도 상당히 공들여서 꾸며놓았는데, 물론 선형적인 진행 구조의 게임인만큼 오픈월드와 같은 방대함은 느낄 수 없지만 꼼꼼한 디테일에서 개발사 너티독의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선형적인 구조의 월드보다는 오픈월드를 선호하고 길찾기 요소도 별로 좋아하지 않기때문에 게임 진행 부분은 그리 즐겁지는 않았다.


그래픽보다 대박인게 사운드인데 주로 퇴근 후 밤에 플레이하다보니 불끄고 헤드셋 착용 상태로 플레이 했는데 감염체(좀비)들의 사운드가 장난이 아니다.

소리가 섬뜩하고 상당히 현장감 넘치는데 안그래도 어려운 전투 난이도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낸다.

전투는 게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처음엔 총알도 부족하고 적들의 패턴도 파악되지 않아서 꽤나 어렵다.

난 아무생각 없이 보통 난이도로 진행하다 생각보다 너무 어려워서 쉬움으로 낮췄다가 중반부 넘어가면서 전투에 익숙해진 후 다시 보통으로 올렸다.

난이도에따라 다르긴하지만 탄약이 넉넉하지 않은 관계로 기본적으로 전투는 잠입&암살 형태로 진행된다.

이 부분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으로 개인적으로 이런 잠입형 전투 방식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이런 잠입 전투에 걸맞는 시스템을 잘 만들었고 또 긴장감도 상당하다.

전투에서 아쉬웠던건 적 AI가 듣던만큼 훌륭하지 않았다는건데 NPC들끼리 상황을 대화로 주고 받는등 상호작용은 좋았지만 코앞에 있는데도 플레이어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구조물에 끼어서 제자리 뛰기만 하는등 멍청한 행동을 자주해 몰입이 깨질때가 있다.

그리고 전체적인 게임진행이 결국 길찾기와 전투의 반복되는 패턴인데 중후반부터는 이게 좀 지루해진다.

길찾기를 완료하고나면 으레 적들이 튀어 나오겠구나 예상이되고 적들을 다 처리하고나면 다시 다음 길찾기로 이어지며 예외는 거의 없다.

때문에 게임 중간중간 특별하거나 인상적인 연출도 별로 없다.

따지고보면 라오어는 사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의 게임은 아니었던셈이다.

빈약한 세계관 설정, 작은 스케일과 작은 이야기, 선형적인 월드와 진행방식, 잠입형태의 전투등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구성의 게임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난 두 캐릭터에 충분히 몰입했고 덕분에 엔딩까지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그만큼 라오어의 각본과 성우의 연기가 뛰어났고 그로인한 캐릭터 구축이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너티독의 또 다른 '대단한 게임'인 언차티드 시리즈도 차례차례 플레이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