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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2019.09.28 관람

 

처음 영화에 대한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찰스 맨슨 사건을 각색한 타란티노식 막장 무비를 생각했으나, 실체는 타란티노가 사랑해 마지않는 60년대 할리우드에 대한 온갖 애정의 집합체였다.

때문에 영화는 마지막 클라이막스 2-30분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정적이고 느긋하게 진행된다.

또 타란티노 영화치고는 수다스럽지 않고, 60년대 감성을 잘 재현한 영화의 때깔을 감상하며 한적하게 드라이브하는 장면이 많아 색다른 재미를 준다.(적어도 2시간 40분 동안 눈밭과 오두막만 나오는 전작 헤이트풀 8보단 훨씬 눈이 즐겁다)

문제는 소재가 소재다보니 찰스 맨슨 패밀리나 로만 폴란스키, 샤론 테이트 등에 대한 사전 지식은 물론이고, 그 시절 할리우드 문화, 특히 서부 영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즉, 아는만큼 보이는 영화란 얘기.(물론 나도 잘 모른다)

솔직히 말해서 영화가 좀 구리더라도 처음으로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티켓값이 아깝진 않은 게 사실이지만, 화려한 캐스팅의 조연들을 보는 재미도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실제 샤론 테이트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준 마고 로비(난 마고 로비는 이 영화에선 조연이었다고 생각)와 극 중 한물 간 배우인 디카프리오를 이탈리아로 진출하라고 꼬시는 알 파치노, 영화 스태프로 등장하는 커트 러셀도 좋았고 특히 두목(?) 히피걸로 나오는 다코타 패닝은 옛날 앳된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꽤나 충격적일 것이다.(나도 여기 포함..)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거의 다 공감하겠지만 아역배우로 출연한 줄리아 버터스가 엄청 귀엽고 연기도 인상적이다.

이제 단 한 편 남은 타란티노의 마지막 작품은 과연 어떤 영화가 될지 느긋하게 기다릴 일만 남았다.

 

7.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