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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 (저거넛 에디션)

 

2013년에 신생 개발사인 언데드 랩에서 출시한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이하 SOD)는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오픈월드+건설경영+서바이벌+RPG에 로그라이크적인 요소까지 절묘하게 버무린 게임성으로 참신함과 중독성까지 갖춘 수작이었다.

요즘도 넷플릭스 킹덤 등 좀비물의 인기는 꾸준하지만 당시 좀비 아포칼립스물 큰 형님 격인 워킹 데드가 최고로 재밌던 시즌 3~4 때라 더 몰입해서 즐겼었는데, 주인공 혼자 좀비들 때려잡는 액션이 아닌 생존자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만들고 생존을 위해 물자를 구하러 다니고 아지트를 구축하는 등 워킹 데드가 오버랩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SOD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이 있는데 바로 멀티플레이의 부재였다.(특히 Co-op)

친구들과 같이 기지와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즐기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고, 개발사에서도 협동 멀티플레이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으나 결국 무산되고 멀티플레이 지원은 후속작으로 미뤄지게 된다.

전작(왼쪽)과의 비교. 그래픽이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여전히 '뛰어난' 그래픽과는 거리가 있다.

 

그리고 5년 뒤인 2018년 후속작인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2(이하 SOD2)가 출시되었다.

약속했던 대로 협동 플레이도 포함됐다.

하지만 출시초 버그나 최적화 문제로 평이 매우 좋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독점으로 출시되어 엑스박스와 마소 스토어에서만 판매했기 때문에 난 스팀으로 출시되기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또다시 2년이 지난 2020년 초에서야 드디어 스팀 및 에픽 스토어 등 다른 플랫폼에 DLC가 포함된 저거넛 에디션으로 출시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년이나 기다렸지만 스팀에서 구입하지 않고 엑스박스 게임 패스로 플레이했다.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 보니.. 게임 패스 최고.. 👍)

높은 곳에 올라가 주변을 정찰하는 것을 비롯해 기본적인 진행 방식은 전작과 동일하다.
눈이 빨간색인 감염된 좀비들이 새로 추가되었는데 이녀석들에게 맞게 되면 캐릭터가 감염되어 치료를 해야한다.

 

먼저 SOD2에서 가장 기대했던 협동 멀티플레이부터 살펴보자면, 한마디로 대실망이다.

협동 플레이로 뭔가 같이 진행할만한 콘텐츠가 없고 단지 호스트 플레이어가 진행 중인 게임에 게스트로 접속해서 일시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사실상 전부다.

멀티 전용 콘텐츠가 없다면 하다못해 다잉 라이트나 여타 게임들처럼 메인 스토리를 협동 모드로 즐길 수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것도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SOD2에 메인 스토리라고 할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이건 오히려 전작인 SOD보다 퇴보된 건데, SOD에는 비중이 크진 않지만 그래도 메인 스토리가 퀘스트 형식으로 존재했다.

SOD2에도 물론 퀘스트는 있지만 메인 스토리라인 없이 특정 건물을 짓거나 자원을 구하거나 아이템을 생산하는 등의 일종의 직업 퀘스트나 생존자들과의 교류에서 발생하는 단순 반복 퀘스트들 뿐이다.

아마 개발사에서는 메인 스토리가 크게 의미 없다고 판단하고 샌드박스형 게임으로 만든 것 같은데 개인적으론 아쉬운 부분이다.

게임에 엔딩은 존재하는데 구조가 이렇다 보니 엔딩 자체엔 의미가 없고 엔딩 후 얻게 되는 특전 보너스를 가지고 더 유리한 환경에서 다회차 게임을 반복하도록 만드는 요소라고 볼 수 있다.

나 말고도 이런 메인 스토리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는지 하트랜드라는 스토리 DLC가 나왔는데, 본편의 생존자들과 무관한 캐릭터들로 진행하는 독립된 게임이다 보니 본편과의 연속성이 없어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커뮤니티 멤버들
다회차 시 이전 게임의 생존자 중 3명을 선택해 시작할 수 있다. 

 

언리얼 엔진 4를 사용한 그래픽은 전작보다는 상당히 발전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적극적으로 밀어준 것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퀄리티로, 그냥 봐줄 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캐릭터들의 모델링은 정말 처참한 수준인데 일부러 찐따같이 만들려고 노력이라도 한 것처럼 하나 같이 못생기고 개성 없고 매력도 없고 그마저도 몇 가지 프리셋 가지고 랜덤으로 돌리는지 죄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물론 게임 특성상 정해진 주인공이 없고 랜덤 하게 생성되는 캐릭터들이지만 적어도 누가 누군지 얼굴 보고 구분은 돼야 할 것 아닌가?(캐릭터들에 전혀 애정이 생기지 않아서 죽더라도 정신적 대미지가 크지 않은 건 장점이라고 해야 할 수도..)

다 똑같이 생겼잖아?
바닥에 XBOX가!

 

게임의 시스템은 전작을 충실히 이어받아 추가 요소를 더해 발전시킨 형태인데, 예를 들면 기지 건물에 특별한 효과를 부여하는 애드온이나 상인 NPC 추가, 리더 시스템 도입과 스킬 및 승급 시스템의 확장 등이 있다.

전작에서 이미 검증된 시스템들이고 업그레이드되었으니 당연히 더 좋아졌지만 5년이나 후에 나온 후속작이라고 하기엔 너무 소극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임 업계에서 5년이란 시간은 상당히 길고 평가 기준이나 눈높이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좀 더 획기적이거나 참신한 시스템이 도입되었어야 한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하우징 시스템을 좋아하고 SOD에서도 기지 건설, 운영을 재미있게 즐겼기 때문에 후속작에서는 좀 더 자유롭고 디테일하게 기지를 직접 짓고 꾸밀 수 있게 되길 원했다.

그래서 멋진 기지, 특이한 기지, 방어에 최적화된 기지 등 다양한 디자인의 기지 제작이 가능하고, 온라인으로 공유하거나 방문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확장도 기대했지만 SOD2의 기지 시스템은 전작과 동일하게 정해진 건물에 정해진 위치에만 구조물을 지을 수 있다.

또 전작에서 생존자 중 한 명만 동행이 가능한 것도 아쉬운 점이었는데, 이 제한을 풀어서 10명 단체로 몰려나가서 좀비 떼와 화끈한 전면전을 벌일 수 있길 원했는데 이 것도 전작과 동일하게 한 명만 같이 다닐 수 있어 실망스러웠다.

기지는 전작과 동일하게 정해진 포인트에 구조물을 짓는 방식이다.
주차장에서 기름과 수리 도구를 곧바로 차량으로 옮길 수 있다.
아이템 생산부터 수리까지 가장 자주 이용하게 되는 작업장

 

쓰다 보니 아쉬운 점이나 불평불만만 늘어놓은 셈이 되었는데,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요소들이 조합된 게임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어서 30시간 이상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SOD2를 출시하고 개발사인 언데드 랩스가 마이크로소프트(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에 인수됐기 때문에 개발 중인 스테이트 오브 디케이 3 에서는 빵빵한 재정적 지원받아서 획기적으로 발전된 AAA급 게임으로 나와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