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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서대문 하노이 맛집

서대문역에서 그렇게 멀진 않지만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발견하기 힘든 골목에 있다.
12시에 갔는데 우리가 첫 손님이어서 알바들이 올리는 사진처럼 텅 빈 매장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창가 테이블로 자리 잡음.
계단을 보니 2층도 있는 모양이다.
양지 쌀국수 + 넴 세트 (11,000원)
육수가 진한 하노이식 쌀국수.
양도 많다.
넴은 두개 나온다.
고추 양념장과 마늘절임
고수는 따로 달라고 해야 주는데, 잎은 없고 거의 다 줄기라 마음에 안 들었다.
반미 솟방 (8,500원)
반쎄오 (7,500원)
색이 곱다.
라이스 페이퍼에 잘 싸준다.

 

요새는 베트남보다 태국 음식이 대세인 분위기고 나도 최근 태국 음식을 즐겨 먹고 있지만, 태국식 쌀국수와는 또 다른 베트남 쌀국수의 진하고 개운한 국물이 생각날 때가 있다.

여긴 서대문역 근처 베트남 음식점들을 검색하다 찾아간 곳인데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하고 들어가긴 어려워 보이는 주택가 골목에 위치해있다.

주방부터 서빙까지 전부 베트남 사람들이 운영하는 것 같았고 주문할 때 보니 한국어는 서툴러 보였다.

인테리어나 분위기는 고급스럽진 않지만 깔끔하고 베트남 느낌도 좀 나게 꾸며놨다.

이날은 우리가 첫 손님이었지만 2층까지 있는 걸 보면 바쁠 땐 손님이 꽤 있는 모양.

메뉴를 보니 가격이 저렴한 것이 일단 눈에 띄었는데, 쌀국수는 8,500원으로 더 싼 곳도 있으니 그러려니 해도 반쎄오가 7,500원밖에 안 하는 걸 보고 좀 놀랐다.(바로 주문함)

반쎄오는 우리나라에 아직 파는 곳이 많지 않지만 그나마 에머이를 통해 알려진 편인데 에머이 반쎄오의 반도 안되는 가격이라니 안 먹을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솟방도 아직 먹어본 적이 없어서 추가하고 기본인 쌀국수 맛을 보기 위해 쌀국수+스프링롤(넴) 콤보를 주문했다.

콤보는 단품보다 500원 저렴하다.

먼저 쌀국수는 에머이랑 비슷한 느낌의 하노이식 쌀국수인데 국물이 진하면서도 담백해서 아주 맛있었다.

따로 내주는 숙주도 살짝 데쳐 나와서 좋았다.

면 양도 푸짐해서 맛과 양, 가격까지 흠잡을 데 없는 쌀국수였다.

쌀국수를 좀 먹고 있으니 반미 솟방이 나왔는데, 한마디로 반미빵을 베트남식 고기 스튜에 찍어 먹는 음식이다.

짭짤하고 걸죽한 것이 익숙한 듯하면서도 동남아 향취가 나는 맛인데, 역시 난 한국인이라 그런지 빵보다는 밥이랑 같이 먹는 게 더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미빵 자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해서 맛있었다.

그리고 반미 솟방 역시 양이 많았는데, 메뉴판 사진보다 빵이 두배는 되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반쎄오가 나왔는데 확실히 가격이 저렴한만큼 속재료가 그렇게 푸짐하진 않았다.(새우 같은 거 없고 거의 숙주)

근데 재밌는 건 내용물도 별 것 없고 실제로 맛도 좀 심심한데 라이스페이퍼부터 쌀가루 부침과 숙주 등 재료의 조합이 좋고 바삭+아삭한 식감이 생각보다 좋았다.

다만 부침에 기름이 좀 많아서 나중엔 끝 맛이 조금 느끼해졌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고, 메뉴에 베트남식 샤브샤브나 치킨, 베트남식 라면도 있는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음식들이 많아서 다음에 재방문해서 도전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