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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발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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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왕 까마귀(북유럽 신화의 후긴)가 바닥에 떨구어주며 시작한다.
깍두기 텍스쳐에 투박한 모델링.. 분명 그래픽이 구린것 같은데 광원이나 색감은 또 묘하게 좋다.
인터페이스는 촌스럽고 편의성이 떨어지만 단순하고 쉽다.
생존 게임의 시작은 나무베기부터.
밤이 되니 어두워져서 횃불을 켰다.
발하임에서 처음 지은 집인데, 굴뚝을 안 만들고 불을 피웠더니 집 안에 연기가 꽉 찼다.(대피 중)
모닥불 피우고 사냥한 사슴 고기 굽는 중.
첫 번째 보스, 왕사슴. 생긴것만 그럴듯하지 별 거 아니다.
죽으면 그 자리에 무덤이 생기고 소지품이 다 떨어지므로 되찾으러 가야한다.
두 번째 맵인 검은 숲.
으스스한 분위기의 밤.
좋은 터를 찾아서 거주지 짓기 시작.(땅 고르는 중)
길드원들이 열심히 건축재료를 모아오고 나는 집을 지었다.
배 만들어서 다른 섬으로 탐험을 떠난다.
바다 표현이 자타공인 바다 그래픽 최강 씨오브시브즈에 비해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중요 자원인 철을 구할 수 있는 늪 던전
트롤이 쳐들어와서 길드하우스 때려부숨..
쾌적한 탐험을 위한 롱쉽 건조
구글 클라우드에 전용 서버를 구축했다.
길드 하우스 바닥을 나무에서 돌바닥으로 리모델링 함.
멧돼지 사육장
양봉장
선착장
작업장
포탈 허브
세 번째 보스, 본매스. 독을 사용해서 까다롭다.
설산 입성
설산에선 은을 얻을 수 있다.
평원
아마와 보리 농사를 위해 평원으로 이주하기로 함.
고고싱~
새로 만든 작업장
낚시중
고블린 캠프 공격 중
ㅌㅌㅌ
늑대 사육장
마지막 다섯번째 보스 잡으러 출발.
현재 구현된 최종 보스 야글루스. 피통이 커서 애먹었다.
야글루스 트로피 장식.
현재까지 구현된 다섯마리 보스 모두 클리어.

 

스팀에 얼리 액세스로 발매된 지 6주 만에 6백만 장이 팔리고 동접 50만을 찍으며 엄청난 돌풍을 일으킨 발하임을 175시간 동안 즐겼다.

발하임은 바이킹의 후예로 익숙하지만 게임 쪽에선 변방에 속하는 스웨덴의 인디 개발사(마인크래프트의 모장 정도가 유명하다) 아이언 게이트에서 만들었는데, 여기 전 직원이 단 5명이다.

2만 원짜리 600만 개가 팔렸으니 5명이 1,200억을 번 셈인데, 물론 스팀 수수료도 있고 퍼블리셔와 수익 분배도 해야 하지만 정말 대단한 성과다.

더 놀라운 건 발하임의 크기가 단 1GB라는 것인데, 50~100GB씩 잡아먹으면서 겉만 그럴듯하고 알맹이는 텅 빈 A급 게임들이 넘쳐나는 요즘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은 크기에서 예상할 수 있지만 발하임은 도트 형태의 텍스쳐를 사용하는데, 처음엔 이 저질 텍스쳐와 단순한 모델링 때문에 그래픽이 영 좋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부족한 텍스쳐를 수준급의 광원 효과가 보완해주고, 여기에 특유의 색감이 어우러져 어딘가 몽환적이고 어떨 땐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세계를 만들어냈다.

사실 난 생존 크래프팅 게임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대체로 생존 게임들의 세계관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거나 음식물 섭취나 수면 등의 압박 요소가 주는 스트레스가 싫기 때문이다.

발하임도 기본적으로 오픈월드 생존 크래프팅 게임에 속하지만 다른 생존 게임들처럼 생명 유지에 대한 페널티나 압박이 별로 없고, 세계관도 바이킹과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스타일이라 내 취향에 맞았다.

그리고 다른 오픈월드 샌드박스 게임들과 달리 게임 내에 공략해야 할 목표(보스)를 단계별로 제시해주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나씩 테크 트리를 밟아가도록 설계해 놓아서 샌드박스 게임들의 단점인 동기 부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전투 시스템도 칭찬하고 싶은데, 이런 생존 게임에선 보기 드물게 꽤 액션성이 좋고 손맛이 있다.

본격적인 액션 게임들에 비하면 단순하지만 각 보스들마다 몇 가지씩의 공격 패턴이 있고, 속성에 대한 약점과 내성, 타이밍에 맞춰 무적 판정이 있는 회피 구르기를 쓰거나 방패로 막아 적을 경직시키는 패링 등, 단순히 아이템의 성능에 좌우되는 게 아닌 유저의 숙련도에 따라 전투력의 차이가 나도록 만들어져 있어 전투가 재미있다.

여기에 자원을 모아 장비를 세팅하며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가는 RPG적 요소와 바이킹 롱쉽을 타고 새로운 땅을 개척해 가는 탐험 요소도 발하임의 재미 포인트.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발하임에 푹 빠진 이유는 바로 건축이다.

마인크래프트처럼 무작정 쌓는 게 아닌, 실제 건축과 유사하게 들보를 세우고 전체적인 뼈대부터 지은 후 바닥과 벽, 지붕을 붙여나가는 구조이고, 나무나 돌 또는 철 등 기둥의 재질에 따라 지탱할 수 있는 무게나 높이가 다르다.

쉽게 말해 물리적으로 말이 되게 지어야지 안 그러면 다 무너져버린다.

그리고 아직 건축에 쓸 수 있는 재료나 가구, 장식물들이 상당히 적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내가 머릿속에 생각한 거의 그대로 게임 내에 지을 수 있도록 되어있어서 정말 하루 종일 건물만 짓고 있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당장 유튜브에 발하임 빌딩이라고만 쳐봐도 전 세계에서 발하임으로 만든 건축물들이 끝없이 쏟아져 나온다.(창의력 대장들이 만든 기상천외한 것들도 많다.)

예전부터 하우징이나 건설 요소 있는 게임을 좋아했지만 내가 지금까지 본 게임들 중 건축, 건설 시스템은 발하임이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오픈월드+샌드박스+크래프팅+생존+성장+전투+탐험+건설에 바이킹까지.. 이 모든 걸 1GB에 담아낸 발하임은 지금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중요한 건 이제 출시 두 달된 얼리 액세스 상태라는 거다.

즉, 앞으로 추가될 콘텐츠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더 발전될 여지가 충분한 게임이란 얘기다.

지금은 건물도 지을 만큼 짓고 현재까지 구현된 보스들도 모두 잡았기에 쉬고 있지만, 개발사에서 공개한 4개의 대형 업데이트가 포함된 2021년 로드맵을 보면 첫 번째가 건축 시스템 업데이트여서 매우 기대가 크다.

개발사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대성공에 초심을 잃거나 갑자기 회사 덩치를 늘리는 등의 무리수 두지 않고 본래 본인들의 계획대로 발하임을 차근차근 잘 완성시켜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