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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성수동 대낚식당, 토끼와 거북전

대낚식당

곱도리탕 2인분 (25,000원)
대낙새 전골 2인분 (25,000원)
김 뿌린 밥 제공.

 

원래는 해물찜에 술 먹으러 성수부두에 갈 생각이었다.

6시 퇴근해서 바로 가면 당연히 자리가 있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이미 만석에 웨이팅까지 존재.. 도대체 이 분들은 뭐하시는 분들이길래 6시도 되기 전부터 술을 먹고 있는 걸까?

그렇게 플랜 B를 준비하지 않은 안일함 덕분에 방황하다 찾아간 곳이 바로 이 곳 대낚식당이었다.

술안주로 먹을 생각이어서 대표 메뉴로 보이는 곱도리탕을 시키려 했는데 1인 당 1식사 메뉴를 주문해야 한단다.

그래서 결국 사람 수대로 곱도리탕 2인분 + 대낙새 전골 2인분 주문했는데 이것만 5만원이다.

1만원 정도의 덮밥 메뉴들도 있긴 했지만 우린 술 먹으러 간 거였기에 덮밥은 안주가 될 수 없어 시킬 수 없었다.

우린 술 먹으러 들어갔지만 여긴 술집이 아니라 밥집이었던 것이다.(조명도 환하다..)

술도 소주, 맥주뿐이고 그마저도 한라산이나 토닉워터도 없어서 안 먹는 깡소주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곱도리탕은 대창에 닭고기 넣고 전골 스타일로 끓인 건데 매운맛만 강하고 별다른 맛은 없었다.

대낙새 전골은 대창+낙지+새우로 비슷하게 만든 건데 이건 곱도리탕보다 덜 맵고 양념에 단맛이 있어서 맛은 대낙새 전골 쪽이 더 나았다.

하지만 내가 대창을 안 먹기 때문에 내 입장에서는 둘 다 가격 대비 양이나 맛 모두 별로였다는 결론이다.

어쨌건 여긴 느긋하게 술 먹을 분위기가 아니어서 소주 3병 먹고 다른 곳으로 가기로 하고 일어남.(밖에 계속 웨이팅이 있었다)

 

토끼와 거북전

기본 세팅
모둠전 (20,000원)

대낚식당에서 나와 2차로 찾아간 곳은 회사 옆에 있는 토끼와 거북전이었다.

여기도 언제 한번 가보려고 했던 곳이었는데, 원형 깡통 테이블에 우중충한 분위기가 일단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리고 여기도 전집 같지 않게 조명을 너무 환하게 해 놔서 술 먹는 분위기보다는 그냥 식당 같은 분위기다.

다들 배가 어느 정도 불러서 단품으로 몇 가지 먹기보단 모둠전으로 먹기로 했는데, 모둠전 구성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김치전, 버섯전(새송이), 깻잎전, 고추전, 동태전, 호박전까진 그러려니 했는데 두부랑 분홍 소시지는 모둠전이 지켜야 할 선을 넘었다.

비록 내가 분홍 소시지가 도시락 반찬 주메뉴이던 세대긴 하지만 '추억의 맛' 같은 거 없고 그냥 맛대가리 없다.

백번 양보해서 분홍 소시지를 줄 거면 최소한 케첩을 같이 주는 것이 상식인데 여긴 케첩도 안 준다. 그냥 간장 찍어 먹어야 됨.

계란물도 안 입힌 성의 없는 두부 부침도 어이없긴 마찬가지.

앞으론 충분한 사전 조사 및 협의를 통해 갈 곳을 미리 물색해 놓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