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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2021.05.22 관람

 

분노의 질주 신작 덕분에 1년 만에 극장 구경하고 왔다.

첫 편이 나온 지 올해로 20년, 외전인 홉스&쇼까지 10편째인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이젠 기대 같은 거 보다는 그동안 쌓인 정(?) 때문에 챙겨보는 영화가 되었다.

이젠 명실상부한 초대형 블록버스터 액션 프랜차이즈가 된 만큼 이번에도 제작비 2억 달러를 쏟아부어 신나게 때려 부수며 눈요기를 시켜준다.

1편에서 트레일러나 터는 좀도둑 무리에서 시작해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탱크에 비행기에 빌딩, 잠수함까지 스케일이 커져갔고, 이러다 우주까지 나가는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물론 분노의 질주가 현실성이나 물리법칙 따위는 무시하고 봐야 하는 오락 영화가 된 지 오래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진짜 우주까지 나가는 걸 보고 있자니 실소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폴 워커의 빈자리는 여전히 크게 느껴지는데, 그래서인지 레티에 이어 이미 죽은 것으로 처리됐던 한을 다시 살려내는 무리수를 둔다.(한 역할의 성강도 이제 나이가 50줄이라 많이 늙은 모습인데, 언뜻 송강호의 모습도 보인다.)

스토리는 시리즈 20년 동안 언급도 없던 빈 디젤의 동생이 갑자기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는 황당한 전개가 펼쳐지지만, 이 정도는 이제 '그런가 보다' 할 정도로 익숙하다.

홉스 역으로 드웨인 존슨을 캐스팅해서 톡톡히 재미를 봤는지 이번 메인 빌런을 드웨인 존슨과 같은 WWE 슈퍼스타 출신인 존 시나에게 맡겼는데, 나쁘진 않았지만 프로레슬러뿐 아닌 배우로도 이미 톱클래스가 된 드웨인 존슨을 대체하긴 아직 많이 부족해 보인다.

또 극 중 인물들이 가정을 꾸리는 등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패밀리'를 강조하는 장면이 많은데, 오락 액숀 영화에서 이런 요소들이 다소 불필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전작들을 봐온 사람이라면 살짝 감동 받게 되는 연출이 있는 등 시리즈에 대한 애정과 캐릭터를 예우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 영화가 그저 한 철 즐기는 블록버스터 단편이 아닌 '분노의 질주' 9편이라는 정체성을 보여주는 모습이 좋았다.

 

6.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