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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YouTube Music Recap 2023년 유튜브 뮤직 결산. 1995년 데뷔해 2000년까지 활동하다 18년 만에 복귀한 일본 인디 밴드 슈가 플랜트의 발견이 올해 최고의 수확이었다.
영천시장 더풍년 서대문 영천시장 안에 숨어있는 해산물을 주메뉴로 하는 주점이다. 횟집이나 실내포차보다는 레트로한 이자카야 느낌인데 일색은 없는 조금 독특한 분위기다.(그래서인지 사케도 없음) 매장은 좁은 편이지만 크게 불편하거나 시끄럽진 않았다. 한라토닉에 모둠숙성회 + 해물모둠 소짜를 주문. 숙성회는 두툼하고 맛도 괜찮았지만 구성이나 양에 비해 비싼 편이라 생각되고 밥이랑 김이 나와서 싸 먹을 수 있는 게 재미있지만 가성비 측면에선 역시 마이너스인 부분이다. 해물모둠은 구성이 숙성회보다 훨씬 다양해서 좋았다. 사실 '모둠'이라고 하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 배는 꽤 찼지만 뭔가 칼칼하고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우삼겹짬뽕탕을 추가했는데 뚝배기에 팔팔 끓여 나오고 건더기도 푸짐하게 들었다. 하지만 우삼겹이 ..
성수동 텐바 회사 쿠루루상과 퇴근 후 한잔하기로 해서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텐바를 가기로 했다. 얼마 전에 예약 안 하고 그냥 갔다가 자리 없어서 못 먹었던지라 이번엔 예약을 하고 갔다. 매장 분위기가 일본 느낌 물씬 나는 일반적인 이자카야와는 다르게 모던하면서도 부담스럽지는 않은 편안한 분위기고 좌석이 많지 않아 조용히 이야기하며 마시기 좋았다. 회를 좋아하는 쿠루루상을 위해 이 집 메인인 모둠 사시미를 먼저 주문했다. 도미, 방어, 참치, 청어, 전복, 관자, 단새우 등 제철 사시미 10종 구성인데 다 맛있었다. 말 그대로 살살 녹음. 뭘 하나 더 먹을까 고민하다 따뜻한 게 먹고 싶어서 가리비 바지락 버터 술찜에 사케 도쿠리를 주문했는데 이것도 맛있다. 불향이 가득 밴 진한 국물이 술을 절로 불러서 순간 병으로 ..
을지로 꾸왁칼국수 을지로에서 유명하다는 꾸왁칼국수에 다녀왔다. 힙지로 맛집 아니랄까 봐 골목 구석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나마 이게 매장 옮겨서 쾌적해진 거란다. 김치볶음밥이 칼국수 못지않게 맛있다고 해서 칼국수, 칼만두에 김치볶음밥도 하나 주문했다. 하지만 내가 아는 김치볶음밥하고는 너무 달랐는데, 김치로 맛을 낸 게 아니라 별도의 양념을 사용해서 볶고 김치는 그냥 토핑 역할만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기름이 너무 많아 식감이 찐득하고 맵고 단맛에 비해 간은 싱거웠다. 마치 고깃집 같은 데서 다 먹고 나서 밥 볶아주는 그런 류의 맛인데 사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냥저냥 먹을만한 맛이다. 하지만 이게 '김치볶음밥'이라는 게 문제다. 김치맛이 전혀 안 나는데 어떻게 김치볶음밥이라고 할 수 있냐? 다음은 메인 메뉴인 칼국수. 칼만두..
오뚜기 마열라면, 하림 더미식 비빔면 오뚜기 마열라면 앞에 '마'가 붙어서 마라맛인가? 했지만 마라 하곤 상관없고 마늘, 후추, 고추 3가지 매운맛이 추가된 거라고 한다. 그래서 기존 열라면 구성에 후첨용 마늘후추 블록이 추가로 들어있는데 국물에 마늘 풍미와 후추의 쏘는듯한 매운맛이 가미된 게 느껴지지만 '매운 라면'이라고 강조할 정도로 맵진 않다. 그리고 건더기에 말린 표고버섯이 들어 있어서 신라면스러운 느낌도 난다. 그래서인지 열라면의 배리에이션 제품이지만 오히려 신라면 너프 되기 전의 더 맵고 강한 맛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신라면 레드가 나왔기 때문에..) 더미식 비빔면 하림의 더미식 장인라면에 이어 출시된 비빔면을 먹어봤다. 팔도 비빔면이나 오뚜기 진비빔면, 농심 배홍동 등 경쟁 제품들에 ..
천호동 푸른목장 신관 강동역 근처의 가성비 좋은 고깃집으로 본관, 별관에 이어 추가 오픈한 신관에 다녀왔다. 본관, 별관과는 메뉴 구성이 다른데 이날 먹은 양념구이는 신관에만 있다. 1kg 69,000원짜리 소 양념구이를 먹으면 와인을 한병 주는데 어차피 기대도 안 했지만 맛이 더럽게 없어서 한잔 먹고 버렸다.(참고로 주종 상관없이 콜키지 프리다) 소 양념구이는 돼지갈비랑 같은 양념을 써서 얼핏 보면 돼지갈비처럼 보이는데 먹어보면 소고기가 맞다. 부위는 등심이고 원산지는 미국산/호주산이라고 한다. 이 가격에 맛은 크게 기대 안 했지만 다행히 고기가 질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양념이 돼지갈비 양념이다 보니 맛도 돼지갈비 맛이어서 소고기를 굳이 이렇게 먹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른 걸 먹어보려고 소갈빗살이랑 돼지갈비를 1..
성수동 압구정수산시장 한 달 전 다녀왔던 압구정수산시장. 뚝섬역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지만 위치가 술집들 모여 있는 쪽과는 반대편이라 가면서 '여기 있는 거 맞나?'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어떻게들 알고 찾아왔는지 이미 만석이었다. 5분 정도 웨이팅하고 들어갔는데 매장을 일본 수산시장 콘셉트로 잘 꾸며놔서 분위기가 흔치 않고 재미있다. 가오픈 기간이라 안 되는 메뉴가 몇 가지 있었고, 고기 먹고 2차로 간 거라 간단하게 통오징어&어니언튀김과 새우부추전을 주문했다. 오징어튀김은 기름을 많이 먹은 것이 별로 잘 튀긴 건 아니었고 새우부추전도 전보다는 튀김에 가까운 상태여서 좀 딱딱했다. 레몬, 라임, 오렌지 등을 슬라이스 한 채로 얼린 후 꽂아 나오는 하이볼이 특이해서 라임으로 하나 주문해 봤는데 비주얼은 재..
오펜하이머 '원자폭탄의 아버지'라는 수식어 정도밖에 모르는 인물의 3시간짜리 전기 영화라는 것에서 애초부터 재미를 기대할 순 없었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든 전기 영화는 어떨까?'라는 호기심으로 봤다. 결과는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재미없었고 예상대로 길고 지루했고 흥미로운 장면도 별로 없었다. 국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과학자의 전기 영화임을 감안해도 등장인물들과 대사가 너무 많고 유일하게 시각적으로 기대할만했던 핵실험 장면도 영 매가리 없었다.(리얼한 것도 좋지만 CG를 쓸 때는 좀 써야지..) 중간중간 오펜하이머의 머릿속이나 속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듯한 연출이 있지만 별 감흥 없고 오히려 놀란 본인도 영화가 너무 밋밋하고 지루할까 봐 이런 씬들을 넣은 건가 싶은 생각만 들었다. 오펜하이머란 인물에 대해 객관적이..
콘크리트 유토피아 내가 좋아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디스토피아물을 다룬 한국 영화라고 해서 관람했다. 아파트를 다룬 오프닝 시퀀스부터 초중반까지 인간 군상이 그려내는 블랙코미디는 꽤 괜찮았다.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 이병헌의 정체를 둘러싼 범죄물이 되더니 마지막엔 한국 영화 아니랄까 봐 결국 신파를 늘어놓는다. 주연인 박서준과 박보영은 캐릭터도 연기도 영 별로라 전혀 몰입이 되지 않고 믿고 보는 이병헌조차 캐릭터와 연기가 겉도는 느낌이었다. 특히 후반에 등장하는 이병헌 특유의 발성과 목소리 톤, 표정으로 '호소'하는 연기는 극 중 인물 김영탁이 아닌 그냥 '이병헌이 호소하는 연기'로 보여 위화감마저 들었다. 배경 설정이 황당하고 어차피 영화에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하려 하지도 않는데 어설프게 심각하고 진지한 척하지 말고 초반 느..
성수동 밤토리 아루쿠에서 1차 하고 2차로 가려고 봐두었던 곳 중 하나로 야키토리와 쿠시카츠를 주로 파는 집이다. 매장 입구에서부터 내부까지 아기자기한 일본 갬성이라 덕력이 부족한 아재들에게는 살짝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분위기다. 1인당 1주류+2꼬치 이상 주문해야 한다는데 이런 룰이 있는 걸 보면 이만큼도 안 시키는 사람들이 있나 보다.(이해불가) 하이볼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마침 하이볼 샷추가 무료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좋았고 토닉워터, 진저에일, 탄산수 중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좋았다.(위스키는 산토리, 짐빔 가능) 야키토리와 쿠시카츠는 맛도 괜찮고 가격도 성수동 기준에선 나쁘지 않다. 가벼운 꼬치 메뉴에 뚝섬역 근처에서 드물게 새벽 1시까지 영업하는 곳이라 2차로 가기 좋은 곳이지만, 오꼬노미야끼나 교자, 치킨난반..
성수동 아루쿠 성수동에서 조금 알려진 이로우라는 이자카야에서 두 달 전쯤 오픈한 2호 점이다. 뚝섬역에서 걸어서 3분 정도 거리지만 골목 깊숙이 있어서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하긴 힘든 위치다. 성수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택을 개조한 매장으로 노출 콘크리트+모던한 인테리어가 이자카야지만 일본풍보단 와인바스러운 분위기다.(와인도 판다) 네이버 블로그 알바 리뷰들 보면 죄다 모둠 사시미를 먹던데 이날은 비도 오고 사시미는 다른 횟집에서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집만의 시그니처 메뉴를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일단 생맥주에 차돌박이 참깨나베와 레드 가라아게를 주문했다.(원래 흑임자 소스를 사용한 블랙 가라아게가 시그니처지만 참깨나베와 맛이 겹칠 것 같아서 레드로 선택) 먼저 차돌박이 참깨나베는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는데, ..
스폰티니 피자 포장 '1953년 밀라노에서 오픈한 브랜드로 밀가루, 토마토소스, 치즈를 이탈리아에서 공수해 현지와 동일한 맛을 구현한다'는 설명인데 밀라노점에서 먹어보질 않아서 비교는 불가능하겠다. 마르게리따를 베이스로 여러 가지 토핑을 얹은 피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처음이니 기본인 마르게리따로 먹어봤다. 토핑으로 승부를 보는 국내 주요 브랜드 피자들과 달리 토핑은 얇고 심플한 대신 도우가 두툼하고 폭신폭신한 스타일인데 처음엔 '이게 뭐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근데 한입 두입 먹다 보니 토마토소스와 치즈 토핑의 심플한 맛과 푹신하면서도 고소하고 쫄깃한 도우의 식감이 어우러져 꽤 괜찮게 느껴졌다. 분명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스타일지만 불고기부터 새우에 치킨에 스테이크까지 뭘 또 올려볼지만 고민하는 토핑에 목숨 건 피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