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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way

거울 인간은 허영에 찌든 동물이다. 무엇이든 그럴듯하게 꾸미고 치장하며 온갖 이유를 내세워 자기변호에 바쁘다. 그런 알량한 자기합리화로 스스로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진다고 위안을 삼겠지만, 그런 자신의 행동이 결국 스스로를 옭아매고 혹사시킨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이제 그 낡아빠진 허영의 누더기는 벗어 던져라. '나하곤 맞지 않기때문에..'라는 말은 그만둬라. 사실은 두렵기때문이란걸 모두가 알고 있으니까. 모른다면 그건 바로 너 자신뿐이다.
평화 예전엔 평화라는 말의 뜻을 몰랐다. 세계평화따위의 거창한 것만이 평화가 아니란걸 뒤늦게 깨달았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수많은 갈등과 하찮은 감정놀음에 에너지를 소비하고 얼굴을 붉힐때마다 우리안의 평화는 점점 사라져간다. 나는 평화를 사랑한다. 모든 인간들에 평화가 있기를.
반복 현실은 계속 희미해질뿐인데 마음한구석에선 발악을 해댄다. 무덤덤을 넘어 무감각한 인간이 되기란 불가능한것일까.
25주년 John Lennon (1940.10.9~1980.12.8)
공식 쉽게 빠져드는건 쉽게 빠져나올 수 있지만,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것에 쉽게 빠져들기는 힘들다.
생일 3일전이 내 스몰아홉번째 생일이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생일에 무감각해진다. 태어난날이라는 즐거움보다는 '또 하는거 없이 한살 더 먹었구나'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인건가. 별생각없이 지나가려던 생일이었지만 그래도 생일인데 밥이라도 먹자는말에 밤11시가 넘어 가까운 고기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고기집 아줌마가 내가 생일인걸 알았던걸까. 테이블에 미역국이 올라왔다. 고기집에서 뜨거운 미역국이 나오는걸 좀처럼 볼 수 없었기에, 그리고 하필 내 생일날 미역국이 나온걸보며 괜히 쓴웃음이 지어졌다. 그렇게 얼떨결에 미역국과 함께 나이 한살을 또 먹고말았다.
장래희망 '누구누구는 장래희망이 뭐니?' 학년이 바뀔때마다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꿈과 목표에 대해 자신의 장래희망을 이야기한다. 내가 초등학생이던 때만해도 이에대한 모범답안은 몇가지로 정해져 있었다. 과학자, 경찰, 군인, 의사. 그리고 대통령이라는 큰 포부를 가진 친구들까지. 하지만 난 장래희망이 없었다. 커서 뭐가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해볼 필요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질문을 받을때마다 난 곤란함을 느껴야만했다. 장래희망이 없기에 사실대로 '없다'고 대답하면 선생님과 반친구들의 반응은 별로 좋지 않았다. 실제로 '없다'고 대답했다가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커서 뭐가되고 싶은지 내일까지 생각해오라는 숙제를 받은적도 있었다. 어린 나로써는 그런 상황들이 이해될리가 없었다..
운동회 집을 나와 2분이면 초등학교다. 집앞에 학교가 있는지 없는지 신경도 안쓰고 살고있었는데 어느날인가부터 아침마다 동요로 추정되는곡들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나면 확성기인지 마이크인지 모르는 어찌되었건 큰소리로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다시 음악의 반복. 이게 오후까지 계속된다. 가을 운동회를 준비하는거였다. 내 생활패턴상 오전에 잠드는경우가 많은데 자려고 딱 누우면 이게 시작되는거다. 둔하기로는 누구못지않은 나조차 시끄럽고 정신이 사나워서 한참을 뒤척거린뒤에야 잠이 들 수 있었다. 자다가도 고함소리에 깬일도 여러차례. 처음에는 뭐 며칠하다 말겠지 싶었던게 참 오래도 가더라. 한달정도는 매일같이 그랬던거 같다. 초등학교 운동회하는데 뭐 그리 준비할게 많은지.. 그런데 이런 불편을..
문신 문신. tattoo. 몸에 상처를 내 무언가를 새기는 행위.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유교사상으로인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신체를 함부로해선 안된다고 배워왔다. 그 결과 문신=조폭이란 공식이 당연한것처럼 자리잡게 되었고, 실제로도 과거에는 문신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조폭, 건달들이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조폭들뿐 아닌 동네 양아치들에게까지 문신의 범위가 넓어졌고, 하나둘씩 눈치 봐가며 연예인들도 문신을 새기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일반인들까지 문신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또 찾고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대부분이 그냥 물감칠하는 수준인 헤나문신이긴 하지만말이다. 사실 나는 몸에 뭘 그려넣는것엔 취미가 없는 사람이다. 문신을 하고싶은 생각이나 계획도 없다. 하지만 내 취향이 아닐뿐 문신이란..
월드컵의 추억 최근뉴스를 보니 새로운 축구팀감독을 뽑느니 국정감사를 받느니 떠들썩하다. 그와더불어 2002년 월드컵 신화를 다시 한번 이룩하자는 기사들까지. 월드컵이 열린지 벌써 3년이 지났다. 난 축구고 월드컵이고 애당초 공놀이엔 별로 관심이 없었기에, 그리고 월드컵을 애국심과 연관짓고 같은 복장에 같은 구호를 외치는 집단주의적현상에 체질적 거부감이 있기에 그들과 공감할 순 없었다. 하지만 그당시 사람들의 집단적행동은 나에겐 흥미로운 현상이었고 그걸 지켜보는 것으로도 재미가 있었기에 나에게도 월드컵은 즐거운 행사였다. 그때 그 집단에 속했던 사람들로부터 수도 없이 들었던말은 '이상한놈이다', '넌 왜 응원안하냐?' 심지어 '너 우리나라 사람맞냐?'는 소리까지 있었다. 물론 나역시 우리나라 국민중 한사람으로써 기본적인..
서른즈음에 앞으로 4개월 후면 내나이 서른이다. 물론 다음달 이맘때쯤이나 12월말, 그리고 내년 1월1일에는 지금과는 또 다른 기분이 들겠지만 지금이 '이제 코앞이구나' 하는 기분이 피부로 와닿는 시기인 것 같다. 사실 나 스스로 나이따위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왔다고, 혹은 나이값 안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평생 한번 맞이하는 서른이란 나이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기준에 의한- 30대 한국남성의 한명으로 편입되기엔 나는 정신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많은것이 부족하다. 귀에 못이박히도록 들어서 한국사람이라면 그래야만 된다는 고정관념이 되어버린 '서른살전에 안정된 직장을 잡고, 결혼을하거나 또는 할 준비를 하고 내집마련을 위해 얼마만큼 저축을하고...' 이 공식이 내의지와는 상관없이 적용되..
새벽에 잠든 사이에 꿈을 꿨다. 꿈을 거의 꾸지않는편이지만 한번 꾸게되면 여운이 길게 남는다. 사람들은 보통 누군가가 자신의꿈에 나타났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꿈으로 누군가를 무의식중에 불러들이는것이다. 그리고 간혹 그 대상은 자신 스스로는 완전히 벗어나고 잊어버렸다고 믿고있는 것이 되기도 한다. 이제는 희미해져서 떠올리기가 쉽지않은 것들. 내 무의식은 그것들을 완전히 잊어버리길 바라지 않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