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지나다니면서 항상 사람 꽉 차있는 걸 보고 한번 가보려고 했는데 주말에 영화 보고 밤 10시쯤 가보니 자리가 있었다.
한옥은 아닌데 벽을 황토 느낌 나게 해 놓았고 안주도 한식 베이스에 막걸리도 다양하게 판매하는 퓨전한식 주점이다.
배가 많이 안 고파서 가볍게 명란구이, 아보카도, 오이, 감태김(메뉴명이 저렇다)을 주문했는데 그냥 재료들 감태에 싸 먹는 거라 특별할 건 없지만 재료가 신선하고 조화가 좋아서 깔끔했다.
메뉴명은 심플하게 하나 정하는 게 좋을 듯.
술은 막걸리계의 평양냉면이라고 불린다는 송명섭 막걸리를 주문했는데 먹어보니 왜인지 알겠더라.
그냥 밍밍하고 아무 맛도 안 나고 시큼털털하다.
전통술 무형문화재 송명섭 명인이 이름을 걸고 만든, 막걸리 매니아들이 최고로 치는 막걸리라고 하는데.. 난 막걸리 매니아가 아니라 그런지 별로였다.
빨리 먹어치우고 개도 막걸리를 주문했는데 일단 가격이 여기서 파는 막걸리 중 가장 저렴하고 설명에 단맛, 진한맛, 청량감 등의 포인트가 마음에 들었다.
크게 기대 없이 마셨는데 정말 설명 그대로 단맛과 농도, 탄산의 밸런스가 입맛에 딱 맞았다.
여기서 먹고 난 뒤 마음에 들어서 마트나 백화점 주류 코너, 인터넷 쇼핑몰도 찾아봤는데 어디에도 개도 막걸리를 파는 곳이 없다.
안주가 조금 부족해서 진미채 튀김을 추가했는데 그냥 진미채를 튀겼을 뿐인데 생각보다 너무 맛있다.
진미채가 칠리소스랑 이렇게 궁합이 잘 맞는지 몰랐다.
두 번째는 오픈 직후에 갔더니 자리가 있었다.
바로 개도 막걸리랑 통감자전 주문.
통감자전은 감자를 슬라이스 해서 전 모양으로 튀긴 건데 감자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생감자를 튀겨서 칠리소스에 찍어 먹는데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다음은 막걸리계의 롤스로이스라는 해창 막걸리 6도랑 청어알 들기름 파스타 주문.
해창 막걸리는 처음 먹어봤는데 찹쌀이 들어가서 그런지 걸쭉하고 적당히 달달한 것이 상당히 맛있었다.
9도부터는 좀 부담되는 가격이라 인터넷이나 마트에서 9도나 12도도 사 먹어 보고 싶다.
청어알 들기름 파스타는 들기름, 김, 깻잎 향과 청어알의 톡톡 튀는 식감의 조화가 좋았지만 내 입엔 간이 좀 심심하고 먹을수록 느끼했다.
다른 메뉴도 먹어보러 또 가보고 싶은데 지금은 더 유명해져서 웨이팅이 상당하다고 해서 쉽지 않을 것 같다.(예약이나 웨이팅 시스템도 없음)
인테리어부터 음식까지 콘셉트가 명확하고 맛과 분위기 모두 좋은 편이라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