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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지오브코난, 그리고 워해머온라인



에이지오브코난이 해외에서 서비스를 시작할때부터 지켜보긴했지만 사실 난 큰 관심이 없었다.
당시 이미 와우를 플레이중이었고, 국내에 들어올 워해머온라인의 서비스가 가시화되면 그리로 옮겨탈 계획이 확고하게 세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다옥에 강렬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을것이고 워해머온라인에 기대를 가질 수 밖에 없었을것이다.

그러던 2008년 가을, 워해머온라인의 국내서비스사가 한게임으로 결정되고 거의 1년여에 이르는 로컬라이징끝에 2009년 9월 일반 유저들를 대상으로한 첫번째 비공개테스트인 FGT가 시작되며 분위기는 고조된다.
하지만 한게임에선 단순 퍼블리싱이 아닌 한국화를 한다며 계속 뜸을 들였고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2010년 5월 현재까지도 공식적인 클로즈베타테스트는 단 한차례만 진행되었을뿐이다.
한게임이 밝힌 워해머온라인의 오픈일정은 2010년 하반기.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지 2년을 넘기고서야 서비스를 하겠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한게임이 그 긴 시간동안 정말 훌륭한 한국화를 했느냐하면 내가볼때는 아니올시다이다.
기존 워해머온라인의 캐릭터 얼굴들과 동떨어져서 어색하고, 그렇다고 국내게임들의 꽃미남 꽃미녀형 얼굴도 아닌 정체불명의 페이스들과 헤어스타일들을 추가했고 몇가지 모션과 이펙트들의 추가및 수정.. 그리고 오히려 워해머온라인의 세계관과 안어울리는 뽀샤시한 색감변경정도가 전부이다.

그에 비하면 에이지오브코난의 로컬라이징은 이거야말로 한국화라는 말을 사용할 자격이 있어보일만큼 차이가 난다.
애초에 중국,일본등을 주요 모티브로 제작하던 동양권을 배경으로한 확장팩을 피망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국적인 요소를 상당수 삽입한것이다.
한국적인 여러가지 아이템들과 남대문등의 건축물이 도입됐고 마을엔 장승들도 서있다.
그뿐 아니라 한국의 설화등을 바탕으로한 퀘스트들까지 추가했다하니 말다했다.
한국 오픈에 포함되는 확장팩의 경우 해외발매일이 5월11일인데 세계최초로 한국 클베에서 확장팩 컨텐츠가 공개된다는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물론 이런것들이 게임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보장은 없는거지만 최소한 경쟁작인 워해머온라인이 주장하는 '한국화'보다는 훨씬 성의있고 설득력있어보인다.

한게임에서는 워해머온라인의 한국화 작업때문에 오픈이 늦어지는거라 꿋꿋이 말하고 있지만 이미 한게임내에서 2010년 가장 밀고있는 메인타이틀이 테라라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있다.
워해머온라인은 테라의 안정적인 런칭이후에나 오픈한다는 기본적인 내부계획이 잡혀있다는것이다.
그말은 잘해봐야 테라의 보험역할정도라는 이야기다.
그 반면 피망에서의 에이지오브코난의 상징적의미는 그들의 첫 해외 대작mmorpg라는점에서 그 무게와 중요도부터가 다르다.
여기에 한게임에서 서비스하던 터바인의 반지의제왕온라인마저 서비스 종료가 확정되면서 한게임의 해외게임 퍼블리싱 능력과 운영에 대한 실망감마저 증폭되고 있다.
결정적으로 상반기중 오픈할 계획이던 테라가 3차 클베후 예상외의 혹평을 받으며 대대적인 보강작업에 들어가며 일정이 연내 오픈으로 미뤄졌다.
자연히 워해머온라인의 오픈일정도 더 늦춰지게 된것이다.
이 시점에서 피망의 코난은 현재 두번째 클베가 진행중이며 연초에 밝혔던대로 상반기중 오픈베타라는 일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아마도 심각한 버그나 운영상 큰 이슈가 없는한 6월중 오픈베타가 실현될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작년 9월부터 새로 카페를 개설하고 워해머온라인을 대비해 재집결한 우리 길드도 지칠대로지쳐 결국 코난으로 목적지를 바꾸게되었다.
퍼블리싱 발표 초기까지만해도 18세 이하론 불가능할 하드코어한 게임성과 전형적인 양키센스 스타일등으로 국내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고 매니악하게 흘러갈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재는 우리처럼 워해머온라인을 기다리다 질려버린 사람들과 와우에 지친 유저들, 그리고 반지의제왕온라인을 즐기다 갈곳을 잃은사람들등 북미게임 선호자들이 모두 에이지오브코난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시기적으로 현재 코난의 상황이 매우 좋다는거다.
더 재미있는건 국내 3대 게임 커뮤니티인 플레이포럼과 게임메카, 인벤에서 모두 코난의 팬사이트를 개설했다는점이다.(코난인벤은 꽤 됐지만 최근 플포와 메카에서 전격적으로 코난 팬사이트를 오픈했다)
이건 북미게임중에서는 와우 이후로는 처음 있는일이다.
특히나 돈 안되는 게임은 거들떠도 안본다는 플레이포럼에서 코난플포를 만들었다는건 코난의 가능성을 예측해볼만큼 의미심장하다.

개인적인 취향도 취향이지만 다양성 측면에서도 와우외에 성공한 전례가 없는 해외mmorpg의 국내안착을 바라기에 에이지오브코난의 성공적인 오픈을 기대한다.
물론 많이 실망하긴 했지만 워해머온라인의 행방도 계속 지켜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