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즌스 호텔 뷔페 더 마켓 키친을 다녀왔다.
가격은 주말 1인 128,000원.
유럽의 시장 골목을 콘셉트로 했다는데,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고급스러운 느낌보다는 캐주얼한 스타일이고, 음악도 재즈나 클래식이 아닌 세계테마기행이나 걸어서 세계속으로 유럽편 같은 데서 나올법한 경쾌한 음악이다.
재미있는 건 공사 중에 발견된 유적지를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바닥을 유리로 만들어 유적지가 내려다 보이게 해 놓은 건데, 덕분에 개성 있고 독특한 분위기를 얻게 됐지만 원래 콘셉트라는 '유럽' 분위기 조성에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로 보인다.
더마켓키친은 서울 호텔 뷔페 중 랍스터가 나오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로 랍스터에 기대를 했었는데, 결과부터 말하자면 뷔페 랍스터들 중 최악이었다.
우선 랍스터 코너 자체가 잘 보이지 않게 되어있고, 달라고 해야 하나씩 담아주는 형태다.
랍스터는 크기도 작은 편이고 집게발도 없고 치즈구이 같은 베리에이션도 없이 한 가지만 제공된다.
그래도 맛만 좋으면 괜찮았겠지만, 맛 이전에 간이 심각하게 짜다.
바닷물에다 담가놨다 준 것 마냥 엄청 짰는데, 처음 먹은 것만 실수로 짜게 된 것일지도 몰라서 하나 더 먹어봤지만 똑같이 매우 짰다.
간 세게 먹는 내 입에도 심각하게 짰으니 이건 누가 먹어도 100% 짜다.
만약 많이 못 먹게 하려고 이렇게 짜게 만든 거라면 차라리 그냥 랍스터 메뉴에서 빼는 게 백배 낫다.
호텔 뷔페 기본 소양인 양갈비와 대게의 경우 대게는 물에 빠진 맛이 강해서 그냥 그랬고, 양갈비는 괜찮은 편이다.(LA갈비도 무난)
그릴 코너에서 특이했던 건 돼지 목살구이가 있었던 건데, 당연히 소고기 스테이크일 거라 생각하고 제대로 안 보고 대충 가져다 먹었는데 돼지 목살이어서 좀 웃겼다.(소고기 스테이크는 없단 얘기)
그리고 보통 기본으로 나오는 훈제연어가 없는 것도 특이하다면 특이했다.(연어회랑 연어샐러드는 있음)
회나 초밥류는 연어, 참치 등 3~4가지 정도로 심플하고 샐러드 코너도 단출한 편.
즉석 코너엔 쌀국수나 짜장면 같은 게 있는데 먹지 않았다.
중식쪽이 내 입맛에 좀 맞았는데, 일단 간이 대체로 짭짤하고 소스 맛들이 강한 편이라 좋았다.
특히 소고기 볶음이 베스트 메뉴였는데, 중식보다는 동남아풍으로 생어거스틴의 느어픽타이담하고 비슷한 맛이었다.
디저트는 워낙 빵빵하게 나오는 호텔 뷔페들이 많아서 가짓수는 그리 많다고 할 수 없지만, 케이크들이 대부분 맛있었고 과일도 달고 신선했다.
커피도 깔끔해서 세 잔이나 마심.
전체적으로 음식 종류가 그렇게 다양하지 않고 여기만의 시그니처라고 할만한 메뉴도 딱히 없지만 음식맛은 대체로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랍스터가 점수를 다 깎아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