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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Vol.2


지금까지 나온 모든 마블 영화들 중 가오갤1편을 가장 재미있게 봤기때문에 기대하고 기다렸던 작품이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안타깝게도 가오갤2는 전편에 비해 많은 부분이 실망스러웠다.

우선 기존 마블 히어로물들과 확연히 구분되던 가오갤만의 B급스러운 개그코드가 전편보다 한참 못하다.

쉴 새 없이 캐릭터들이 개그를 날리긴하지만 적재적소에 절묘하게 찔러넣던 전편과 달리 개그 강박증이라도 걸린것마냥 막 던져대는데 정작 웃긴 부분은 몇군데 없다. 개그의 남발은 오히려 맥을 끊어 흐름을 방해하고 산만하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았다.

특히 드랙스는 아예 개그 캐릭터로 만들어버렸고 꾸준히 시도하는 화장실 유머들은 B급 정서보다는 그냥 지저분하게 들릴뿐이다.


스토리도 황당하긴 마찬가진데 한마디로 그냥 밑도 끝도 없다.

물론 가오갤 같은 영화에 아주 그럴듯한 스토리를 기대하진 않지만 이건 그냥 이야기자체가 재미없고 흥미롭지도 않다.

심지어 중반부쯤엔 지루하기까지 한데 가오갤에서 이런 루즈함을 느끼게될줄은 몰랐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안들었던 부분은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인데 가오갤1편 특유의 대놓고 유치한 경쾌함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가오갤2는 그 자리를 가족이라는 테마와 그로인한 가족애와 감동 코드로 대신하고 있는데 이런부분에 관객들이 공감하기엔 이야기에 개연성도 없고 캐릭터들의 감정선도 개판이기때문에 마냥 뜬금없이 느껴진다.

덕분에 가오갤만의 개성있는 B급 정서와 분위기가 많이 옅어지고 상당히 디즈니스러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히어로물들처럼 쓸데없이 무게잡거나 진지하게 굴지않고 뻔한 빼밀리 타령이나 억지 감동따위도 없는 유쾌함때문에 가오갤을 좋아하는거라서 이런 방향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액션은 스케일이 커진만큼 화려해졌지만 정작 마지막 액션씬은 말그대로 스케일만 컸지 재미나 긴장감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오히려 처음 오프닝 전투씬과 로켓이 트랩설치로 활약하는 씬, 그리고 후반부 욘두의 화려한 개인플레이 장면등의 연출이 훨씬 인상적이고 좋았다.

끝으로 가오갤의 핵심 포인트 중 하나인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마저 전편만 못하다..

이렇듯 영화로써는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는.. 더이상 B급도 아니고 그렇다고 A급도 아닌 어정쩡한 영화가 되어버렸지만 여전히 캐릭터들만큼은 매력적이다.

베이비 그루트의 귀여움을 너무 작위적으로 푸쉬하는게 좀 거슬렸던것 말고는 네뷸라와 욘두의 비중도 좋았고 좀 더 존재감이 생긴 가모라도 좋았다. 스타로드와 로켓은 여전히 멋지고(드랙스만 바보됨..) 특히 테이저페이스는 최고였다.

비록 이번편은 기대에 못미쳤지만 가오갤 멤버들이 합류하게 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기대하고 있다.


6.0/10


ps. 극중 스타카르(실베스터 스탤론)와 욘두(마이클 루커)의 대립 장면이 나오는데 24년전 클리프행어에서의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

ps2. 음성 변조 처리되어 전혀 다르게 들리지만 베이비 그루트의 이번 목소리 연기도 여전히 빈 디젤이 했다고 한다.(진정한 꿀알바)

ps3. 익히 알려진대로 쿠키 영상이 무려 5개나 존재해서 한참을 앉아있어야하지만 하나하나 나름대로 다음편에 대한 떡밥을 담고 있어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