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쨈의 넥서스 5X가 무한 부팅에 걸려 엑스페리아 XZ1C로 갈아탄 지 1년여 만에 XZ1C도 맛이 가버려서(이후 다시는 소니폰 안 쓴다고 하심) 무덤에서 넥서스 5X를 끄집어내 무한 부팅 수리 후 다시 써왔었다.
삼성, LG 폰은 못 생겨서 싫고, 아이폰은 비싸서 싫고, 또 공통적으로 요즘 폰들이 너무 커서 싫다며 2015년에 나온 넥서스 5X를 1년 동안 노인 학대 해온 것이다.
하지만 5년 전 기기라 성능도 떨어지지만 무한 부팅 수리할 때 배터리 교체를 했음에도 배터리가 미친 듯이 빨리 닳는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해 보였다.
그래서 올해 출시된 아이폰 SE 2세대를 슬쩍 보여줬는데 쨈이 원하는 작은 크기(4.7인치)에 아이폰치곤 저렴한 가격(50만 원대)이 마음에 들었는지 곧바로 쿠팡 로켓와우로 주문해서 새벽에 받게 됐다.(이런 말 하면 노인네 같지만 새삼 좋은 세상이다)
부담이 있다면 10년 동안 안드로이드 폰만 쓰다가 아이폰으로 갈아탐으로 인한 이런저런 귀찮은 세팅이나 적응이 문제였는데, 연락처 등은 애플에서 손수 만들어 주신 'iOS로 이동' 앱으로 쉽게 할 수 있었고, UI 등 OS에 대한 적응도 생각보다 금방 하는 것 같았다.(단, 아이폰엔 없는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던 버릇 때문에 좀 어색해했다)
이제 산지 2주 정도 됐는데 크기 작아서 좋고 사진도 잘 나오고 무엇보다 배터리가 1,800mAh밖에 안됨에도 하루 종일 쓰는데 부족함이 없어서 만족스럽다고 한다.
나도 좀 가지고 놀아봤는데 확실히 작긴 하지만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가 안정적인 그립감을 주고,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속도나 퍼포먼스가 엄청 빠릿빠릿한 느낌보다는 물 흐르듯이 매끄러운 느낌을 받았다.
한 가지 걸리는 건 재질이 재질이다 보니 크기에 비해 꽤 묵직하고 떨어뜨리면 아작 날 것이 분명하다는 느낌이 본능적으로 오게 생겼기 때문에 케이스, 강화 유리 필수에 주의해서 사용해야 할 것 같다.
가능한 한 애플 제품은 AS 받을 일 안 만드는 것이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