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에서 조금 알려진 이로우라는 이자카야에서 두 달 전쯤 오픈한 2호 점이다.
뚝섬역에서 걸어서 3분 정도 거리지만 골목 깊숙이 있어서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하긴 힘든 위치다.
성수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택을 개조한 매장으로 노출 콘크리트+모던한 인테리어가 이자카야지만 일본풍보단 와인바스러운 분위기다.(와인도 판다)
네이버 블로그 알바 리뷰들 보면 죄다 모둠 사시미를 먹던데 이날은 비도 오고 사시미는 다른 횟집에서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집만의 시그니처 메뉴를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일단 생맥주에 차돌박이 참깨나베와 레드 가라아게를 주문했다.(원래 흑임자 소스를 사용한 블랙 가라아게가 시그니처지만 참깨나베와 맛이 겹칠 것 같아서 레드로 선택)
먼저 차돌박이 참깨나베는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는데, 참깨의 고소하지만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맛을 매콤 칼칼한 끝맛이 잡아줘서 밸런스가 좋았다.
국물도 진하고 차돌박이와 순두부가 들어있어 건져먹을 것도 좀 된다. 지금 생각하면 우동 사리를 추가할 걸 그랬다.
레드 가라아게는 보이는 그대로 살짝 매콤한 닭강정으로 조각이 작고 바삭하게 잘 튀겨졌다.
가라아게 자체는 딱히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함께 나온 참깨드레싱 샐러드와 곁들여 먹으니 꽤 색다르고 괜찮았다.
중간에 서비스로 나온 두부 스테이크도 튀긴 두부의 바삭한 맛과 가쓰오부시와 마요소스의 짭짤한 조화가 괜찮았고 차돌박이 야끼소바 역시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간도 잘 맞고 맛있었다.
민물 새우깡이 이날 먹은 것 중 유일하게 별로였는데 튀김옷이 너무 두꺼웠다.
튀김옷이 이렇게 두꺼우면 새우의 고소한 맛은 별로 안 나고 기름지고 느끼하기만 하다.
비록 세 가지뿐이지만 도쿠리 술을 고를 수 있는 것도 좋았고 먹던 것과 다른 사케로 주문하니 잔도 같이 바꿔주는 것도 좋았다.
깔끔하고 쾌적한 분위기에 시그니처 메뉴를 비롯한 음식들이 대체로 맛있어서 만족도가 높았고 다른 메뉴도 맛보러 언젠가 재방문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