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최신작인 용과 같이 8(이하 용8)을 플레이 타임 115시간 만에 마쳤다.
지금까지 플레이한 용과 같이 시리즈 중 플레이 타임이 가장 길었는데 그만큼 콘텐츠 분량이 방대하다.
그래픽은 용과 같이 7(이하 용7)에서 좀 더 다듬어진 정도지만 시리즈 최초로 일본을 벗어난 하와이가 주무대로 등장하면서 색다르고 신선한 분위기를 준다.(물론 전작의 이진쵸와 카무로쵸도 등장)
게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투는 용7의 틀을 유지하면서 전투 중 이동, 연계 공격 등의 추가로 더 편하고 재미있게 개선되었다.
하지만 레벨업 및 파밍을 위한 던전에 불필요한 문들을 만들어 놓거나 유대 드라마 진행 시 맵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게 만드는 등 의도적으로 플레이 타임을 늘리기 위한 장치들은 답답하고 지루하게 만든다.(이런 거 없어도 플레이 타임 충분히 길다)
서브 퀘스트들은 여전히 재미있는 게 많지만 필요 이상으로 대사가 장황한 경우가 종종 있고 인게임 컷신 진행 중 지나가던 NPC들이 뒤돌아 가는 시리즈 전통(?)의 기술적인 문제도 그대로 남아있다.(자연스럽게 지나가도록 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
스토리는 초중반까지 떡밥들 풀며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다 후반부에 엉성하고 맥 빠지게 마무리되는 '용과 같이스러움'은 여전하지만 키류 카즈마 사가의 진정한 마무리라는 측면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
출시 전부터 이미 알려졌듯이 용8은 카스가와 키류가 더블 주인공으로 키류의 비중이 절반 이상인데, 엔딩 노트라는 키류 전용 콘텐츠를 통해 전작들의 팬이라면 재미와 감동을 모두 느낄 수 있고 용7과 용7 외전으로도 납득되지 않던 진정한 키류 사가의 엔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으로 용7 이후 입문한 기존 시리즈를 잘 모르는 유저들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고 본편의 스토리와도 겉돈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용8에 추가된 최대 규모의 콘텐츠인 쿵더쿵섬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아예 다른 맵에서 진행되는 독립적인 콘텐츠인 만큼 분량은 크지만 따로 노는 느낌도 주기 때문에 취향에 맞지 않으면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동물의 숲 느낌의 건설/경영 게임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깊이가 얕고 엉성한 부분이 많아서 취향에 맞더라도 파고들만한 수준은 못된다.
키류 때문에 카스가의 비중이 그만큼 줄어든 부분은 아쉽지만 용7에서 다소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바보 같고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던 카스가의 행동이 용8에 와서 캐릭터성으로 완성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야 진정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 같지만 카스가도 곧 50줄이라 더 나이 먹기 전에 빨리 후속작을 내주면 좋겠다.